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대박의 함의: OTT 계급전쟁과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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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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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 언더라인
넷플릭스 이용자수 감소세
'더 글로리' 후 킬러콘텐츠 없어 
그 사이 토종 OTT 약진 성공 
9월 공개한 '흑백요리사' 초대박
절치부심 넷플릭스 다시 승기 잡나
9월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침체의 늪에 빠져들던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다시 회생시킨 건 콘텐츠였다. 냉탕온탕을 오가던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도 콘텐츠 덕에 '분명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 론칭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전쟁'이 바로 그 콘텐츠인데, 이는 OTT를 넘어 TV·IPTV 등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 주목할 건 넷플릭스가 흑백요리사 후에도 굵직한 콘텐츠를 내놓을 채비를 갖췄다는 거다. 약진하던 티빙·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에도 경쟁의 시간이 다가왔다. 

자타공인 OTT 업계 1위인 넷플릭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시장에서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부침을 겪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401만명에 달했던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올해 초 1200만명대까지 줄었고, 현재는 1121만명(2024년 8월)을 기록 중이다.

■ 발목 잡은 공유 제한 = 이용자 수가 감소한 데는 넷플릭스의 정책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한 집에 함께 살지 않는 사람과의 계정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게 소비자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해 3월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비동거인과 계정을 공유해서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51.6%였다. 이중 62.9%는 '넷플릭스가 '비동거인 계정 공유'를 금지할 경우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그만큼 넷플릭스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넷플릭스의 명성에 걸맞은 인기작을 내놓지 못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더 에이트 쇼' '기생수: 더그레이' 등이 소소하게 흥행하긴 했지만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더글로리'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자료 | 모바일인덱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OTT의 약진 = 넷플릭스가 주춤하는 사이, 국내 OTT 업체들은 신선한 콘텐츠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 5월 한국프로야구(KBO)를 온라인에서 독점 중계하기 시작한 티빙은 나름의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8월 티빙의 MAU는 783만명으로 전년 동기(539만명) 대비 45.3% 증가했다. '선재 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등 흥행 드라마를 잇달아 내놓은 것도 티빙의 인기에 한몫했다.

또다른 OTT 업체 쿠팡플레이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재 쿠팡플레이 MAU는 685만명으로 전년 동기(562만명) 대비 21.9% 늘었다. 해외 유명 스포츠팀의 내한 경기를 중계해 스포츠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3월 20~21일 오타니 쇼헤이, 김하성 등 걸출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참여한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독점 중계한 건 대표적인 사례다.

■ 초대박 흑백요리사 =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던 넷플릭스를 건져낸 건 이번에도 역시 '콘텐츠'였다. 지난 9월 공개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대박을 치면서 '넷플의 힘'을 입증해 냈다.

흑백요리사의 골자는 20명의 스타 셰프 '백수저'와 재야의 고수 셰프 '흑수저' 80명이 대결을 펼치는 건데, 올 1월 촬영 종료 후 편집 등 후작업에만 8개월이 걸렸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기 위해 넷플릭스가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흑백요리사는 국내외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화제성 분석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뉴스 기사, 동영상 클립, SNS 게시글 수 등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총점 8만1000점으로 국내의 TV·OTT 콘텐츠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공개한 '더 글로리 파트2(15만9935점)' 이후 가장 높은 주간 화제성 점수다. 

해외에서도 인기다. 9월 17일 1편을 공개한 첫주에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시리즈물 부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 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총 28개국에서 '비영어권 TV 시리즈물 톱 10'에 진입했다. 

넷플릭스는 '흑백요리사'를 잇는 굵직한 콘텐츠를 선보일 채비를 갖췄다. [사진=연합뉴스]


넷플리스 MAU도 반등에 성공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9월 MAU는 1166만명으로 8월(1121만명)보다 4.0% 늘었다. 총 12화 중 절반을 9월에 공개했고, 나머지를 10월에 방영하는 스케줄을 감안할 때, 10월 MAU도 증가세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점은 흑백요리사 이후에도 넷플릭스의 시청률을 책임질 콘텐츠가 즐비하단 거다. 넷플릭스는 인기 애니메이션 '아케인'의 후속작을 11월 9일 공개한다. 아케인은 2021년 11월 방영 후 전세계 52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의 인기 IP(지식재산권)다.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오징어 게임'의 후속작(오징어 게임 시즌2)도 12월 26일 공개한다. '흑백요리사'란 콘텐츠에서 출발한 기세를 콘텐츠로 잇겠다는 거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무장한 넷플릭스의 세상은 어디까지 넓어질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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