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출시 2년 만에 주간 사용자 3억명을 돌파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인류는 역사상 가장 빠른 기술 혁신의 변곡점에 서 있다. 이제 AI는 단순 추론·예측을 넘어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액션(Action)'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AI 전환(AX·AI Transformation) 1.0 시대를 지나 행동 중심의 새로운 생산성 혁명이 시작되는 AX 2.0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생산성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모든 것이다"고 말했다. 즉, 한 국가의 경쟁력은 개개인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 여하에 달려 있어, AX 2.0의 경쟁력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생산성 혁명의 중심에 있다. 지난 11월 이후 MS(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발표의 공통점은 AI 에이전트다. 사람이 지시하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며, 앞으로 다른 AI 에이전트와의 협업도 가능해지면 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업(業)의 방식'을 바꿀 것이다.
현실 세계(Real World)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우리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이는 종전의 규칙 기반의 단순 로봇이 아닌, AI 행동모델과 온디바이스 AI·센서·액추에이터·배터리 같은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종합예술이다. 이미 '피규어 02'는 BMW에, '옵티머스'는 테슬라 공정에 투입되고 있고, 오픈AI(OpenAI)의 챗GPT를 활용한 '아메카'는 자연스러운 소통과 표정까지도 가능하다. 휴머노이드는 제조·물류 산업은 물론, 가사·간병과 같은 우리의 일상을 빠르게 바꿔놓을 것이다.
이러한 AX 2.0 시대의 핵심 엔진은 다양한 'AI 모델'과 이를 지원하는 'AI 반도체', 그리고 연결성·신뢰성을 보장할 '네트워크'와 '사이버보안'이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적 의미를 넘어 국가 존망을 결정짓는 핵심 주권기술이다. AI 모델은 적은 데이터로도 우수한 성능을 구현하는 초성능·초경량 AI로 발전할 것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주도하는 AI 반도체는 NPU(신경망처리장치)와 PIM(메모리와 연산 결합)이 주목받으며 성능과 에너지 효율 혁신이 가속될 것이다. 또한, 지능형 네트워크(AI-RAN), 고도화된 사이버공격에 대응한 AI 방패가 사이버보안의 핵심 대안이 될 것이다.
글로벌 제국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을 자주 썼다고 한다. 지금처럼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될수록 차분하게 준비하면서도 행동할 때는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 4개 핵심 주권기술은 이제 AI 기반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의 풀스택 종합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이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R&D)·인프라 투자, 핵심 인재의 양성, R&D와 사업화 연계시스템 구축, 기술혁신과 안전·신뢰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새로운 생산성 혁명의 AX 2.0 시대, 자신감을 가지고 차분하고 과감하게 맞서나가야 할 것이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