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규명해 관심집중
“인체 영향 후속연구할것”
7일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민현진 이비인후과 교수와 정진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인간의 비강 조직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식별하고 화학적 특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이비인후과 부문 최고 저널인 SCIE(과학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비과학 국제포럼(IFAR)’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 교수는 “해양뿐 아니라 공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는데,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몸속으로 어떻게 들어오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아 연구에 착수하게 됐다”며 “호흡을 담당하는 코가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이곳에 미세플라스틱이 상당 부분 축적됐을 거란 가설을 세웠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사람의 체내 조직은 상당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정확한 연구를 위해 먼저 여러 분해 효소들을 활용해 단백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부터 밟았다”며 “나머지 무기물은 각종 필터를 통해 걸렀고 그 후 현미경으로 샘플을 하나씩 관찰하며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비인두액에서 129개, 하비갑개에서 93개, 코털에서 86개, 중비갑개에서 51개, 중비강액에서 3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들의 90.77%는 파편 형태였고, 섬유 재질은 9.23%에 불과했다. 유형별로는 파편 기준 폴리에틸렌이 27.4%로 가장 많았고 폴리에스터(24.9%)와 아크릴 폴리머(21.5%), 폴리프로필렌(14.4%), 폴리스티렌(4.8%), 폴리스티렌 코폴리머(2.8%),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코폴리머(2%), 폴리우레탄(1.1%) 등이 뒤를 이었다.
민 교수는 “산업화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이 늘면서 미세플라스틱도 더 많이 생성되고 있다”며 “이에 최근 들어선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내로 흡수될 가능성과 흡수된 이후 인체 내에 미치는 영향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콧속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 교수는 “콧속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를 밝혀낸 1차 연구에서 더 나아가 해당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독성을 갖고 있는지, 인체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등에 대해 추가로 살펴볼 것”이라며 “현재 정확한 검증을 위해 가설과 실험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미세플라스틱 : 직경이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5㎜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폐플라스틱이나 비닐, 합성섬유 등이 마모·분해되거나 잘게 부서진 조각들이다. 우리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오면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뒤 혈액과 장기에 축적돼 염증 반응이나 세포 손상을 일으킨다. 과도하게 쌓인 미세플라스틱이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작용하면 성장과 생식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